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 중인 초대형 핵 추진 전함 건조 계획인 ‘황금함대(Golden Fleet)’ 프로젝트의 예상 비용이 약 2,750억 달러(약 390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막대한 예산과 긴 건조 기간으로 인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The Hill)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5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황금함대 계획에 포함된 핵 추진 전함 15척을 건조하는 데 총 2,75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첫 번째 함정인 ‘USS 디파이언트(USS Defiant)’는 약 234억 달러가 필요하며, 이후 건조되는 함정도 척당 약 180억 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첫 번째 전함이 실제로 완성되기까지는 최소 8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황금함대 구상을 발표하며 “미국 역사상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한 전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군력 강화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 등 경쟁국에 대한 압도적인 군사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계획 자체가 지나치게 거대하고 비현실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핵 추진 전함은 설계부터 건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데다, 최근 미국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분산형 전력 운용 개념과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미 해군 역시 최근 예산 초과와 사업 지연을 이유로 차세대 프리깃함 건조 사업을 중단한 바 있어, 황금함대 역시 같은 문제를 반복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해군 전력 현대화가 지연된다는 이유로 당시 해군 장관을 경질하기도 했다. 이후 해군은 기존 조선소가 아닌 새로운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생산 체계를 도입할 경우 비용 증가와 일정 지연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상원 예산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프 머클리 의원은 “국방부의 여러 사업이 이미 예산 초과와 일정 지연을 반복하고 있다”며 “군산복합체만 이익을 보는 또 하나의 대형 사업에 막대한 세금을 투입할 여유는 없다”고 비판했다.
상원 군사위원회의 잭 리드 의원도 “황금함대는 미래 해전의 전투 개념과 맞지 않는다”며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미 해군은 내년도 예산으로 3,770억 달러를 요청했으며, 이 가운데 약 660억 달러를 함정 건조에 사용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8년까지 신형 전함 건조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조선업계와 군사 전문가들은 현재 일정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고 있다.
황금함대 계획이 미국 해군의 새로운 전력 강화 사업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막대한 비용 부담 속에 축소 또는 재검토될지는 앞으로 의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