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이 이제 게임기 가격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 급등을 이유로 엑스박스(Xbox) 콘솔 가격을 대폭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애플이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나온 조치로, AI 산업이 소비자 전자제품 시장 전반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MS는 오는 8월 1일부터 엑스박스 시리즈S(512GB) 가격을 100달러 인상한다. 기존보다 약 14만 원 이상 비싸지는 셈이다.
1TB 모델은 150달러(약 21만 원) 인상되며, 보급형 엑스박스 시리즈X도 약 750달러 수준까지 가격이 오를 예정이다.
MS는 공급업체들과 비용 절감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핵심은 AI 서버다.
현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들은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게임기와 PC,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일반 메모리 공급이 부족해졌고 가격도 급등했다.
MS는 콘솔용 메모리와 저장장치 가격이 이미 2.5배 이상 상승했으며, 2027년까지 다시 두 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게임 콘솔 업계는 일반 전자제품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은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비교적 쉽게 반영할 수 있지만, 게임기는 전통적으로 제조원가 이하 가격에 판매한 뒤 게임과 구독 서비스 수익으로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부품 가격 상승을 감당하지 못한 MS는 가격 인상과 함께 일부 모델 단종까지 결정했다.
MS는 2024년 출시했던 2TB 엑스박스 시리즈X 모델도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AI 산업 성장의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소비자 시장에 전가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애플 역시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메모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최대 300달러 인상했다.
애플 CEO 팀 쿡은 최근 “40년 넘게 업계에 있었지만 이렇게 빠른 부품 가격 상승은 처음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3.5%, 애플은 6.1%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계속되는 한 메모리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