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이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그 혜택이 특정 산업과 계층에 집중되면서 경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5일 보도를 통해 한국과 대만이 AI 반도체 수요 폭증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지만, 반도체 산업을 제외한 상당수 산업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 성장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실제로 한국 수출은 올해 5월 전년 대비 53% 증가했으며,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자금 가운데 83%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 외 분야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
석유화학, 철강, 섬유, 기계 등 전통 제조업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미국 관세 부담,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생산 축소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소 제조업체들은 생존 자체를 걱정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러한 산업 간 격차가 소득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기업 직원들은 높은 성과급과 주가 상승의 혜택을 누리고 있지만 일반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은 생활비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NYT는 일부 삼성전자 직원들이 수십만 달러 규모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반면, 한국 평균 근로자의 월급은 약 430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K자형 경제’로 설명한다.
AI와 반도체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전통 산업과 일반 가계는 정체되거나 후퇴하면서 경제 성장의 과실이 일부에만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근 AI 산업에서 발생하는 초과 이익이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며, AI 산업 성장으로 발생한 부가가치를 사회 전체와 공유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AI 산업 육성이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동시에 전통 제조업 경쟁력 강화와 중산층 소득 개선을 위한 정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AI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성과가 일부 기업과 투자자에게만 집중될 경우 사회적 갈등과 경제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경고도 커지고 있다.
결국 AI 시대 한국 경제의 과제는 단순한 성장보다 ‘성장의 과실을 어떻게 함께 나눌 것인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