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과했던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에서 위법 판결을 받은 이후 미국 대기업들이 거액의 관세를 돌려받고 있다. 애플과 나이키, 페덱스 등 대기업 40여 곳이 보고한 환급 규모만 약 14조원에 달하며 일부 기업은 환급금이 분기 실적을 끌어올리는 효과까지 누리고 있다.
뉴스1이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 40여 곳이 보고한 관세 환급액은 총 96억 달러, 약 13조6천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최소 21억 달러, 약 3조원은 이미 기업들이 현금으로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대규모 환급은 지난 2월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하면서 시작됐다.
미 세관국경보호국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관련 관세 환급 신청은 25만2천여 건에 달한다.
애플 3조1천억원으로 최대…나이키·페덱스도 대규모 환급
기업별로는 애플의 환급 규모가 압도적으로 컸다.
애플은 22억 달러, 약 3조1천억원을 환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나이키가 9억8천600만 달러, 페덱스 8억 달러, 아마존 6억4천만 달러, 제너럴모터스가 5억 달러 규모다.
특히 기술 하드웨어 업종 6개 기업이 보고한 환급액만 25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약 90%가 애플 몫이었다.
전체 환급 규모는 앞으로 훨씬 커질 가능성이 있다.
미 세관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환급 처리를 위해 접수된 금액은 최근 1천287억 달러, 약 18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환급이 기업 순이익까지 끌어올려
거액의 관세 환급은 일부 미국 기업의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애플은 2분기 관세 환급 효과가 주당순이익에 11센트를 더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분기 전체 주당순이익의 약 5%에 해당한다.
의료기기 업체 지이헬스케어테크놀로지스는 주당순이익 1.24달러 가운데 18센트가 관세 환급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미 1억700만 달러를 환급받았으며 추가로 3천800만 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터필러와 디어, 록히드마틴, 스탠리블랙앤데커 등 자본재 관련 기업 10여 곳도 약 13억 달러의 환급을 보고했다.
“소비자가 부담한 관세도 돌려줘야”…새로운 논란
관세 환급이 기업의 ‘뜻밖의 이익’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에게도 환급 혜택을 돌려줘야 한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이유로 제품 가격이나 운송료를 올려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한 뒤, 정부로부터 관세까지 돌려받는다면 사실상 이중으로 이익을 얻게 된다는 주장이다.
일부 기업은 이미 소비자 환원을 준비하고 있다.
페덱스는 이달부터 관세 환급금을 화주와 소비자에게 지급하기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트코 역시 과거 소비자에게 전가했던 관세 비용과 비슷한 수준으로 혜택을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도요타와 닌텐도, 소니, 유니클로 미국 법인 등도 관세가 포함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환급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취지의 소송에 휘말렸다.
미국 정부의 관세 환급 규모가 수백억 달러에서 천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환급된 관세를 기업이 전부 가져갈 것인가, 실제 비용을 부담했던 소비자에게도 돌려줄 것인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