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급락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지만 금값은 오히려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주식 손실을 메우거나 증거금을 마련하려고 현금화가 쉬운 금까지 매도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금 현물은 23일 오전 싱가포르 시장에서 온스당 약 4024달러에 거래됐다. 전날에는 거의 3% 떨어져 7월 20일 이후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미국 기술주가 급락한 가운데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리면서 일부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하루 최대 20bp(0.20%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X ETF의 저스틴 린 애널리스트는 금값 하락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매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급락할 때 투자자들은 증거금 납부나 자본 확충에 필요한 현금을 마련하려고 금처럼 거래가 쉬운 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린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온스당 3900달러 선을 시험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주식시장 변동성에 따른 현금 확보 수요만이 금값 하락의 배경은 아니다. 로이터통신은 중동 긴장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금리도 높은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전망이 금값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어서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투자 매력이 낮아질 수 있다.
금값이 약세를 보인 사이 미 국채와 일본 엔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은 기술주 매도세가 커지자 투자자들이 미 국채와 엔화 등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더라도 시장의 현금 수요가 급해지면 다른 자산과 함께 팔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흐름이다.
금리 전망은 금값의 하락을 제한할 요인으로 거론된다. 인공지능(AI)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미국 경기 전망에도 부담을 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린 애널리스트는 단기 매도 압력 이후 금값이 반등할 수 있다며,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귀금속 가격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