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약 두 달 만에 갤런당 4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정보업체 가스버디(GasBuddy)에 따르면 15일 기준 미국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997달러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가격이 4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4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최근 가격 하락은 미국과 이란이 약 4개월간 이어진 군사 충돌을 마무리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이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국제 원유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하루 만에 배럴당 4달러 이상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식이 진행되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재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전략적 수로다.
지난 3월 말 이란이 사실상 선박 운항을 제한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과 물가 상승 압력도 함께 커졌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4%를 넘어 최근 3년 사이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가스버디의 패트릭 드한 석유분석 책임자는 “진짜 시험대는 이제 호르무즈 해협”이라며 “원유 운송이 정상화된다면 휘발유 가격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갤런당 4달러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소비자들이 운전 횟수를 줄이거나 소비 패턴을 바꾸기 시작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평가한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입장에서는 휘발유 가격 안정이 중요한 정치적 과제로 꼽힌다.
가스버디는 미국 소비자들이 전쟁 발발 이후 현재까지 휘발유 구매에 추가로 약 460억 달러를 더 지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아직 낙관론만 나오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발표되더라도 실제 선박 운항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뢰 제거 작업과 항로 안전 확보, 선박 보험 정상화 등의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도 상당수 유조선은 해협 진입을 미루고 인근 해역에서 상황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내 휘발유 재고 역시 부담 요인이다.
미국의 휘발유 재고는 6월 첫째 주 기준 2억1510만 배럴로 계절 기준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까지 감소했다.
높은 수출과 견조한 소비가 재고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가격 하락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합의뿐 아니라 실제 원유 공급 정상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운영과 중동 지역 긴장 완화가 확인될 때 비로소 유가와 휘발유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