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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장이 된 반정부 시위 현장…이란전서 드러난 분열된 민심

이란계 관중들, 뉴질랜드 득점에 환호…옛 왕조 국기와 정권 규탄 플래카드 등장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by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6월 16, 2026
in 미국/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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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장이 된 반정부 시위 현장…이란전서 드러난 분열된 민심

2026 북중미 월드컵 무대에 선 이란 축구대표팀이 경기장 안팎에서 자국민들의 엇갈린 반응을 마주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 뉴질랜드의 G조 조별리그 1차전은 단순한 축구 경기를 넘어 이란 사회의 깊은 정치적 분열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주목받았다.

이란은 16일(한국시간) 열린 경기에서 뉴질랜드와 난타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쟁 여파와 이동 제한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승점 1점을 챙겼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결코 단합된 응원이 아니었다.

일부 이란계 관중들은 이란 대표팀을 응원했지만, 다른 관중들은 현 이란 정권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특히 뉴질랜드가 득점할 때 환호하는 이란계 관중들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이슬람 혁명 이전 사용되던 팔레비 왕조 시절 국기가 등장했다.

현재 이란 정부는 해당 국기를 공식 국가 상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반정부 세력의 상징처럼 사용되고 있다.

일부 관중들은 옛 국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착용했고, 혁명 이전 국가를 부르며 현 체제를 비판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42,000 #IranMassacre”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였다.

이 문구는 올해 들어 이란 정권에 의해 희생됐다고 주장되는 이란 국민 수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성향 관중들은 경기장 밖에서도 집회를 열고 이란 정부를 규탄했다.

한 관중은 “이 팀은 이란 국민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정권 교체를 요구했고, 또 다른 관중은 “우리는 정권이 아닌 이란이라는 나라 자체를 응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란 대표팀을 열정적으로 응원한 일부 팬들은 “축구는 사람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힘이 있다”며 정치적 갈등을 경기장으로 가져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월드컵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처음 열리는 대형 국제 스포츠 행사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이란 대표팀은 당초 미국 애리조나주를 베이스캠프로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입국 제한과 비자 문제 등으로 멕시코 티후아나로 거점을 옮겨야 했다.

일부 스태프는 비자 발급을 받지 못했고, 선수단도 경기 직전 미국에 입국한 뒤 경기가 끝나자마자 다시 멕시코로 이동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영국 BBC는 이번 경기에 대해 “관중석에는 수천 개의 이란 국기가 보였지만, 가까이서 보면 서로 다른 두 개의 이란이 존재했다”며 “이번 경기는 현재 이란 사회가 얼마나 깊게 분열되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월드컵이라는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의 무대가 이란 내부 갈등과 정체성 논쟁까지 드러내는 공간이 된 셈이다.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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