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민주주의 관련 주요 지표가 약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국제기구의 평가가 나왔다. 반면 한국은 최근 수년간 이어졌던 하락세가 지난해 반전된 것으로 평가됐다.
스웨덴에 본부를 둔 국제민주주의 및 선거지원기구(International IDEA)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 세계 민주주의 현황(GSoD)’ 보고서에서 미국의 언론 자유와 사법부 독립성 등 주요 민주주의 지표가 크게 악화했다고 밝혔다.
IDEA가 2025년과 2020년을 비교한 결과 미국에서는 사법부 독립성, 사법 접근권, 의회의 효율성,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등 7개 항목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하락이 나타났다.
특히 미국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약 30개 지표 가운데 거의 절반이 197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IDEA는 미국의 변화가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에서 후퇴하면서 다자주의에 대한 신뢰가 약화하고 권위주의 지도자와 포퓰리스트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빈 카사스사모라 IDEA 사무총장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이 세계적인 전염병의 진원지는 현재 미국 대통령”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2020년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 세계적으로 선거 결과와 선거제도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키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IDEA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조사 대상 173개국 가운데 민주주의 관련 지표가 최소 한 가지 이상 악화된 국가는 98개국으로 전체의 약 57%에 달했다. 반면 개선된 국가는 55개국이었다.
한국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개선됐다.
IDEA는 한국의 대표성·권리·법치·참여 등 민주주의 핵심 부문에서 나타났던 전반적인 하락 추세가 지난해 반전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국은 ‘대표성’, ‘권리’, ‘참여’ 부문에서 높은 수준의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법치’는 중간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만 장기적인 우려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IDEA는 지난 5년간 한국에서 법치와 시민적 자유, 언론의 자유, 정치적 평등 등 여러 세부 지표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IDEA는 선거 지원과 민주주의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1995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매년 각국의 민주주의를 대표성·권리·법치·참여 등 네 가지 범주와 세부 지표로 나눠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