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왕실의 핵심 인사이자 국가안보보좌관인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추진하는 암호화폐 은행 지주회사의 최대 주주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소식통을 인용해 타눈과 공동 투자자들이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인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은행 사업을 위해 설립한 WLTC 홀딩스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눈은 UAE 대통령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의 동생으로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고 있는 UAE의 핵심 권력자다.
타눈과 공동 투자자들은 지난해 1월 ‘아리암 인베스트먼트 1’을 통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5억 달러를 투자하고 지분 49%를 취득했다.
특히 거래가 이뤄진 시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불과 나흘 앞둔 때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 공개 자료에 따르면 투자금 5억 달러 가운데 2억6,300만 달러가 트럼프 일가 소유 법인으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소식통에 따르면 타눈 측은 별도의 법인인 ‘스트링Z 홀딩 RSC’를 통해 은행 지주회사 WLTC의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트럼프 가문과 연계된 법인의 지분은 38%로 전해졌다.
월드 리버티는 지난 1월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연방 신탁은행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연방 신탁은행으로 승인되면 주별로 별도의 인가를 받을 필요 없이 연방 규정에 따라 디지털 자산과 기타 금융상품을 수탁·관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월드 리버티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1’의 사업 확대에도 유리해질 수 있다.
OCC는 이달 초 월드 리버티의 신청에 대해 예비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다만 트럼프 가문 연계 법인과 월드 리버티 공동창립자 측 법인, 타눈 측 스트링Z 홀딩 등 주요 주주 3곳에는 은행 경영이나 통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수동성 서약’에 서명하도록 요구했다.
WSJ는 이러한 요구가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두 번째 사례로, 은행 인가 과정에서는 이례적인 조치라고 전했다.
월드 리버티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바이낸스의 관계도 주목받고 있다.
월드 리버티의 은행 인가 신청서에는 바이낸스 측이 월드 리버티의 스테이블코인 USD1에 대한 마케팅과 홍보를 지원하는 내용의 파트너십 계약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바이낸스 창업자 자오창펑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았다. 바이낸스가 앞서 20억 달러 규모 거래에 USD1을 사용한 사실과 맞물리면서 사면을 둘러싼 대가성 논란도 제기된 바 있다.
이번 보도로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은행 사업에 외국 정부의 핵심 인사이자 UAE 왕실 구성원이 대규모 자본을 투자한 사실이 다시 부각되면서 이해충돌과 외국 자본의 영향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