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이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을 차별적으로 규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공식 조사와 대응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필요할 경우 관세 부과와 수입 제한 등 강력한 무역보복 조치가 가능한 ‘무역법 301조’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한미 간 새로운 통상 현안으로 번질 가능성이 주목된다.
버니 모레노 연방상원의원(공화·오하이오)은 27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에게 보낸 서한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을 지속적이고 공격적으로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며 즉각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모레노 의원은 한국의 규제 조치가 미국 기업들에 불균형적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이들 기업이 적법한 절차와 공정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쿠팡을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모레노 의원은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쿠팡이 10개 한국 정부기관의 조사와 영업정지 가능성, 형사기소 등에 직면했다며 이를 “범정부적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조사가 필요하고 적절한 법 집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해당 사건을 미국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규제 압박의 명분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조치가 양국 무역협정에서 규정한 비차별적 대우 원칙에도 어긋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모레노 의원은 한미동맹의 역사까지 거론하며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한국전쟁에서 약 3만7,000명의 미군이 전사했고 이후 미국이 경제 지원과 안보 보장, 시장 접근 등을 제공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차별”로 이에 보답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모레노 의원은 “상호주의는 선택사항이 아니다”라며 USTR가 필요할 경우 무역법 301조에 따른 공식 조사에 착수하고 한미 무역협정에 따른 협의와 함께 미국 기업에 대한 공정한 대우를 확보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이나 산업이 외국 정부의 불공정한 무역관행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될 경우 USTR가 조사에 착수하고, 그 결과에 따라 관세 부과나 수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다만 이번 주장은 미국 행정부의 공식적인 대(對)한국 조치가 아니라 모레노 의원 개인이 USTR에 조사를 요청한 단계다. 실제 301조 조사 착수나 무역조치로 이어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기업가 출신인 모레노 의원은 2024년 선거에서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를 받아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서한에서 “미국은 전쟁과 재건 과정에서 한국을 지지해왔다”며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을 상대로 정부 권한을 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규제가 실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인지, 국내법에 따른 정당한 감독과 법 집행인지를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가 큰 만큼 향후 USTR의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