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한국의 정치적 논란을 조명하며, 과거사를 둘러싼 진보·보수 진영의 갈등이 문화전쟁으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14일(현지시간) 지난달 23일 영화가 개봉한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상반된 평가가 다시 부각됐다고 전했다. 보수 진영은 이 영화를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하며 출연 배우를 겨냥한 시위와 광고 브랜드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에 진보 진영은 이러한 움직임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검열이라며 단체 관람 등으로 맞섰다. 주연 배우 유해진은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신문은 이번 논란의 배경에 한국 현대사를 바라보는 상반된 해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식민 지배와 군사독재, 민주화를 위한 투쟁을 거친 한국 사회에서 과거사를 둘러싼 논쟁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그중 하나다. 보수 진영은 그가 한국을 산업 강국으로 성장시킨 지도자였다고 평가하는 반면, 진보 진영은 반체제 인사에 대한 고문과 처형, 장기 집권을 위한 개헌, 언론 검열 등 권위주의 통치의 유산을 강조한다.
NYT는 이번 논쟁이 영화의 사실관계를 둘러싼 공방을 넘어 한국 사회가 과거를 어떻게 기억하고 해석할지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광주 민주화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함께 거론했다.
신문은 진보 성향 정부들이 광주 민주화운동과 위안부 피해에 관한 허위 서술을 처벌하는 법률을 마련한 가운데, 최근 몇 년간 일부 우파 인사들이 광주 민주화운동을 북한이 사주한 폭동으로 규정하거나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묘사해 왔다고 전했다.
NYT는 영화에 대한 보수 진영의 비판 역시 진보 진영이 역사 서술을 주도하려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더 큰 반발의 일부라고 분석했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은 한국 사회의 과거사 해석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대립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