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세계적인 흥행을 기록하면서 그리스 신화 속 영웅 오디세우스의 고향으로 알려진 이타카섬이 새로운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1이 AFP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그리스 서부 이오니아해에 위치한 이타카섬은 아름다운 해안과 맑은 바다를 갖추고 있지만, 그동안 산토리니나 미코노스 같은 그리스의 유명 관광지에 비해 비교적 한적한 섬으로 꼽혀왔다.
주민도 약 3000명에 불과하다. 험준한 지형에 올리브나무와 사이프러스가 울창해 관광 성수기에도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지난달 북미에서 개봉한 뒤 전 세계에서 11억 달러, 우리 돈 약 1조5600억원 이상의 흥행 수입을 올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영화는 트로이 전쟁을 마친 영웅 오디세우스가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우리 섬에서 촬영했으면 좋았을 텐데…”
흥미로운 점은 영화의 배경에서 이타카가 핵심적인 장소임에도 실제 영화 장면은 이타카섬에서 촬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디오니시스 스타니차스 이타카 시장은 제작진에게 직접 연락해 일부 장면이라도 섬에서 촬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아쉬움을 나타내면서도 영화가 가져온 홍보 효과에는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타카 중심지 바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영화가 이미 섬을 알리는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타니차스 시장도 “더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볼수록 이타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이번 휴가철 이타카섬 숙박시설은 영화가 개봉할 무렵 이미 예약이 대부분 마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디세우스 동상부터 ‘외눈박이 괴물’ 티셔츠까지
이타카 곳곳에서는 ‘오디세이아’의 흔적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심지 바티의 광장과 시청 주변에는 오디세우스와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항구에는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와 오디세우스를 붙잡았던 여신 ‘칼립소’ 등 신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붙인 배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오디세우스가 긴 항해 끝에 고향으로 돌아와 상륙한 곳으로 전해지는 덱시아 해변은 올리브나무와 자갈 해변이 어우러진 명소로 관심을 끌고 있다.
상점에서는 외눈박이 괴물 폴리페모스를 그린 티셔츠와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흉상, 트로이 목마가 그려진 기념품 등도 판매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오디세우스가 실존했다거나 이타카가 실제 그의 고향이었다는 사실을 확정할 만한 고고학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호메로스가 묘사한 고대 이타카의 지형과 현재의 이타카섬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현지 고고학자 스피로스 쿠바라스는 최근 관광객들이 단순히 아름다운 바다와 해변뿐 아니라 그 장소가 가진 역사와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이타카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영화의 영향이 크다면서도 이렇게 강조했다.
“놀런 감독의 영화 뒤에는 호메로스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