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안경비대가 쿠바로 연료를 운송하던 화물선 ‘그레이스’를 카리브해에서 차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에 대한 석유 봉쇄를 이어가는 가운데 해상에서 연료 공급을 직접 저지한 사례다.
뉴욕타임스(NYT)가 해안경비대 발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길이 약 91m인 그레이스호는 지난 9월 5일 쿠바와 멕시코 사이 카리브해에서 저지됐다. 선박은 당국의 추적을 피하려는 이른바 ‘암흑 선단’식 운항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해안경비대는 선박에 실린 연료가 쿠바로 향하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구체적인 판단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정보는 정보기관의 첩보에 따른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그레이스호가 운반하던 연료의 종류와 양도 확인되지 않았다. 해안경비대는 NYT 보도와 관련한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답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차단이 실제 쿠바에 도착할 연료 공급량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미국은 올해 쿠바에 대한 연료 공급을 제한하고, 쿠바에 석유를 보내는 국가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로이터통신은 베네수엘라와 멕시코 등 쿠바의 전통적인 공급국에서 오는 석유 수송이 중단됐고, 제재와 미국의 경고로 선박들이 쿠바행 운항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쿠바는 노후한 에너지 기반시설과 연료 부족이 겹쳐 전력난과 잦은 정전을 겪고 있다.
미국 해안경비대 함정은 쿠바 인근 해역을 순찰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제재와 공급국의 수출 중단으로 압박받는 쿠바에 대한 미국의 해상 감시와 차단이 실제 선박 운항에까지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보도만으로 그레이스호의 화물 소유주나 최종 수하인, 차단 이후 선박의 처리 결과까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연료 부족은 쿠바의 전력 생산과 운송, 일상생활 전반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 정부의 변화를 압박하면서도 최근에는 양국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선박 차단과 외교적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쿠바의 에너지 위기와 미국의 대쿠바 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