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돈바스의 리만 일대에서 무인 지상차량과 드론을 활용한 반격 작전을 벌여 176㎢의 영토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약 1년 동안 포위와 진격을 시도해 온 도네츠크 북부 전선에서 나온 성과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이 전쟁 전체의 흐름을 단번에 바꾼 결정적 돌파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미국 CNBC는 4일(현지시간) 안보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5월부터 ‘비발디 작전’을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작전은 도네츠크주 북부 리만 주변에서 러시아군의 보급과 드론 운용을 어렵게 한 뒤, 대형 드론으로 원격조종 무인지상차량(UGV)을 러시아군 전선 후방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제3군단을 이끄는 안드리 빌레츠키 준장은 지난달 28일 작전 3단계에서 51㎢를 추가로 탈환해 누적 탈환 면적이 176㎢가 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과정에서 마을 세 곳을 되찾고 두 곳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전과와 면적은 우크라이나군 발표를 토대로 한 것으로, 전쟁 상황 특성상 현장에서 독립적으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빌레츠키 준장은 최근 전투에서 러시아군에 2,000명 이상의 인명 손실을 입혔으며, 250명 넘는 병사를 포로로 잡았다고도 말했다. 이 수치 역시 우크라이나 측 발표다. 작전은 러시아군의 공중·드론 활동과 보급을 먼저 방해하고, 무인지상차량을 위험 지역에 투입해 우크라이나 병력이 직접 노출되는 상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리만 주변의 전술적 성과가 러시아의 돈바스 장악 목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전략연구센터의 패트릭 볼더는 우크라이나군이 방어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면서 러시아가 슬로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 등 이른바 ‘요새 도시’ 방어선을 포위하려는 계획이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비발디 작전이 해당 방어선 후방으로 러시아군이 진출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무인지상차량의 핵심 역할은 병사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지뢰 제거와 보급 차단, 위험 지역 접근 등 인명 피해가 큰 임무를 대신 수행하는 데 있다. 키이우 소재 우크라이나 안보협력센터의 세르히 쿠잔 의장은 CNBC에 로봇 활용이 병력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전투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방어선 후방에 원격조종 장비를 투입해 혼란을 주고, 이후 병력이 진격할 여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다만 돈바스 전체 전선의 전황이 뒤집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러시아군은 다른 지역에서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고, 양측의 영토 주장과 피해 규모는 독립적인 검증에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비발디 작전이 러시아군의 특정 진격 계획을 늦추고 우크라이나군의 방어 위치를 개선한 의미 있는 성과일 수 있지만, 전쟁의 향방을 결정할 단독 전환점으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