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합의했지만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아직 평소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NBC뉴스는 16일 선박 위치 정보 서비스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자료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수가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5일 이란 현지시간 기준 새벽부터 밤까지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은 없었으며, 이후 미국과 이란의 MOU 발표가 나온 뒤에도 유조선 4척만이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양국이 사실상 휴전과 해상 통행 정상화에 합의했음에도 선박 운영사와 보험업계가 아직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대부분의 유조선들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진입을 미루고 오만만과 페르시아만 인근 해역에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선박들은 해협 재개방 여부와 안전성을 확인한 뒤 운항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유조선 ‘달리아’호는 16일 새벽 남부 차하바르 항을 출발해 해협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달리아호는 이번 전쟁 기간에도 여러 차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던 선박으로, 일부 항해에서는 위치 추적 장비인 트랜스폰더를 끈 상태로 운항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MOU에 합의했으며, 문안에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 향후 60일간 핵 협상 추진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공식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협정 체결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해운 시장은 보다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협이 공식적으로 개방되더라도 선박 보험료와 위험 할증료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최근 수주 동안 군사 충돌과 봉쇄 위협이 반복됐던 만큼 선주와 화주들은 실제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운항 재개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시장 역시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전략적 수로로, 완전한 정상화가 이뤄질 경우 국제 유가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치적 합의와 실제 물류 정상화 사이에는 시차가 존재한다”며 “선박 통행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수일에서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