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 한국 증시의 오랜 숙제였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상장을 통해 미국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이면서 기업가치가 다시 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약 60%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세계 1위 업체다.
그럼에도 기업가치는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이나 대만 TSMC보다 낮게 평가받아 왔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6배로, 마이크론(11.2배), TSMC(23.1배)에 크게 못 미친다.
시장에서는 기술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한국 시장 특유의 낮은 평가,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영향이 컸다고 보고 있다.
나스닥 상장 이후에는 미국 투자자들이 원화 환전이나 한국 증권계좌 개설 없이 애플이나 엔비디아를 사듯 달러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반도체 기업들과 동일한 투자 환경에서 비교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저평가가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하나의 기대 요인은 미국 대표 반도체 지수 편입 가능성이다.
향후 나스닥100이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에 편입될 경우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자동으로 유입될 수 있어 장기적인 수급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대만 TSMC 역시 미국예탁증서(ADR)가 본국 주식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미국 프리미엄’을 꾸준히 받아온 사례가 있다.
다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HBM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SK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앞으로는 단순한 점유율보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맞춰 얼마나 빠르게 생산능력을 확대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퓨처럼그룹의 롤프 벌크 반도체 담당 분석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핵심은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수요를 충족할 생산능력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며 “현재 발표된 증설 계획만으로도 2030년 예상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