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전력망에 사용되는 일부 외국산 장비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망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산을 비롯한 외국산 핵심 전력장비에 대한 미국의 공급망 통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용량 전력 시스템에 사용되는 특정 외국산 장비의 구매와 설치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에서 외국산 대용량 전력 시스템 장비에 대한 의존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경제에 “이례적이고 비상한 위협”을 초래하고 있다며 국가비상사태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전력장비에 숨겨진 원격접속 기능과 이른바 ‘디지털 백도어’ 가능성이다.
미국의 핵심 전력망에 설치된 외국산 장비가 사이버 공격의 통로로 악용될 경우 발전소나 송·배전 시설 등 국가 핵심 인프라가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내 첨단 제조업과 AI 데이터센터, 방위산업 시설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망이 공격받거나 마비될 경우 과거보다 훨씬 큰 경제·안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조치의 대상에는 대용량 전력 시스템에 사용되는 변압기와 리액터, 인버터, 콘덴서 등 핵심 전력기기가 포함된다.
미국의 무기 수출 금지 또는 제재 대상 국가뿐 아니라 미 행정부가 미국의 국가안보와 외교정책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국가에서 생산된 장비의 구매와 설치가 제한될 수 있다.
행정명령에 중국이 직접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중국산 전력장비를 핵심 대상으로 삼은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산 전력망 부품의 보안 문제는 이미 미국에서 여러 차례 제기됐다. 지난해에는 미국 전문가들이 전력망 연결 장비의 보안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중국산 태양광 인버터에서 제품 설명서에 기재되지 않은 통신 장치를 발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