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가 독립과 자기결정권을 요구하는 공동선언을 내놓은 가운데, 잉글랜드의 인구 350명 남짓한 작은 마을까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실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잉글랜드 옥스퍼드셔의 피딩턴(Piddington)은 마을 인근의 폐쇄된 군사시설에 1,200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를 수용하려는 정부 계획에 항의해 상징적인 ‘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용지에는 “나는 피딩턴이 영국으로부터 분리돼 자결권을 추구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혔다.
피딩턴 교구의회에 따르면 총 312표 가운데 285표가 독립에 찬성했다. 약 91%가 찬성표를 던진 셈이다. 다만 이번 투표는 정부의 난민 정책에 항의하기 위한 상징적인 행사로 법적 효력은 없다.
팀 맥널리 교구의회 의장은 주민이 350명 정도에 불과한 마을 인근에 1,200명이 넘는 난민 신청자를 한꺼번에 수용하려는 정부 계획에 우려를 나타냈다. 주민 일부는 난민 수용 자체보다 마을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배치하고 충분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하고 있다.
이번 주민투표에는 유머와 풍자의 성격도 담겼다.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는 1949년 영국 코미디 영화 ‘패스포트 투 핌리코(Passport to Pimlico)’를 패러디한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에서는 런던의 한 지역 주민들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전후 배급제와 행정 규제에서 벗어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피딩턴의 ‘독립투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최근 영국을 구성하는 지역에서 실제 헌법적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의 존 스위니, 웨일스의 흘린 압 이오르웨르스, 북아일랜드의 미셸 오닐은 지난 14일 웨일스 카디프에서 만나 자기결정권과 향후 독립 주민투표를 요구하는 공동선언에 참여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웨스트민스터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며 영국 정부가 각 지역 주민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회동과 선언에는 각자가 자치정부 수반이 아닌 소속 정당 지도자 자격으로 참여했다.
이에 따라 피딩턴의 주민투표는 법적인 독립 절차와는 거리가 먼 항의성 행사지만, 영국 각 지역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이민정책과 자치·독립을 둘러싼 논쟁과 맞물려 관심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