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연계된 해커들의 사이버 공격으로 영국의 발전소 한 곳이 나흘 동안 가동을 중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방 국가의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전’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영국 텔레그레프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영국의 한 발전소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4일간 가동을 중단했다.
공격 배후로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해킹조직 ‘사이버어벤저스(CyberAv3ngers)’가 지목되고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피해 발전소의 위치와 명칭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행히 이번 사고가 영국 전체의 전력 공급이나 에너지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영국에서 사이버 공격으로 발전소가 실제 가동 중단에 이른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 기업이나 유통업체, 선거 관련 기관 등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적은 있지만 발전소와 같은 핵심 에너지 시설이 직접 마비되면서 위협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 산하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에 사이버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 수준을 높일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번 공격은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도 상수도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잇따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네소타와 미시간, 조지아, 사우스다코타, 뉴저지 등 미국 12개 주의 상수도 관련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됐으며, 이 역시 이란과 연계된 세력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은 그동안 이란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 북한 등의 해킹 조직이 발전소와 상수도, 통신망 등 국가 핵심 기반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을 지속해서 경고해 왔다.
이란은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서방 국가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과 폴란드, 핀란드, 벨기에, 알바니아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중동의 친서방 국가들도 주요 공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전쟁의 범위가 미사일과 드론을 넘어 전력·수도 같은 시민 생활과 직결된 기반시설을 겨냥한 사이버 공간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미국과 유럽 각국의 대응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