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독립 35주년을 맞아 수도 키이우에서 병사와 전차 대신 드론과 로봇으로만 구성된 세계 최초의 ‘무인 열병식’을 선보였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에 따르면 24일 키이우에서 열린 행사에는 무인 지상차량과 수상정, 요격·폭격·정찰 드론 등 육·해·공 무인체계 100여 종이 등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강해지는 법을 안다”며 전쟁을 통해 발전시킨 무인 기술을 향후 다른 국가들과도 공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키이우 거리에는 테르미트, 리시, 심바, 아르달, 즈미이, 라텔 등 무인 지상차량(UGV) 30대가 등장했다. 이들 장비는 전투 현장에서 적진 공격과 화력 지원뿐 아니라 정찰, 지뢰 설치·제거, 탄약과 장비 수송, 부상자 후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드니프로강에서는 ‘시베이(Sea Baby)’, ‘마구라(Magura)’, ‘사르간(Sargan)’ 등 무인 수상정(USV) 9척이 공개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 과정에서 무인 수상정을 적극 개발해 흑해에서 러시아 함대를 공격하는 핵심 전력으로 활용해 왔다.
하늘에는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요격 드론 18대도 등장했다. P1-선, 리타우르, 스팅 등의 기종은 러시아가 사용하는 이란산 샤헤드 자폭 드론 등을 요격하도록 개발됐다.
뱀파이어, 라사르, 헤비샷 등 폭격용 드론 27대도 선보였다. 이들은 적군과 요새·참호를 공격하거나 원격으로 지뢰를 설치하고, 지상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 물과 탄약, 장비를 전달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수십㎞ 밖에서 적의 움직임을 탐지하고 타격 좌표를 제공하는 샤크(SHARK), LF-400 등의 정찰 드론도 공개됐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병력과 재래식 무기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무인 전력을 빠르게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중·장거리 공격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본토와 러시아군 점령지역의 군사·에너지 시설까지 공격하고 있다.
특히 이번 열병식은 전통적인 군사 퍼레이드와 달리 병사와 전차, 장갑차 행렬을 무인 장비가 대신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4년 넘게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은 단순한 보조 장비를 넘어 정찰과 공격, 방어, 수송, 후송까지 담당하는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키이우의 무인 열병식은 앞으로의 전쟁에서 병력과 전차의 숫자뿐 아니라 얼마나 많은 무인체계를 값싸고 빠르게 생산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가 군사력을 좌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