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오만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한 ‘임시 항로’ 설치와 공동 기뢰 제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다만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전면 재개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정상화까지는 추가 협상이 필요할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회담을 갖고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기본 방침에 합의했다.
양측은 공동 임시 항로를 설치하고 해협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선박 운항 정보 공유와 교통 관리, 항행 안전 및 보안 서비스 등을 포함한 영구적인 해협 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기술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오만 측은 조만간 임시 통행로와 안전한 항행을 복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란은 향후 30~60일 동안 추가 협상을 진행한 뒤 영구적인 항로와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안을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잠정안에 따르면 기존 남쪽 항로는 폐쇄되고 페르시아만으로 진입하는 선박과 빠져나오는 선박의 항로를 이란과 오만 해역으로 나눠 운영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란은 이를 폭 약 7해리, 약 13㎞ 규모의 ‘양방향 고속도로’와 같은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이번 합의가 호르무즈 해협의 즉각적인 재개방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봉쇄 해제와 추가 군사행동 중단, 레바논 등 역내 전선에서의 공격 중단, 예멘 봉쇄 문제 해결 등을 해협 정상화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기뢰가 제거됐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기뢰를 설치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세계적인 에너지 수송 요충지다. 중동 주요 산유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상당량이 이곳을 통과하기 때문에 해협 봉쇄와 통항 제한은 국제유가와 해상운임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에너지 공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란은 지난 2월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유조선을 비롯한 각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제한해 왔다. 이후 휴전과 재개방 협상이 진행됐지만 7월 상선 피격과 무력 충돌 재발로 해협이 다시 봉쇄됐다.
이번 이란·오만 합의는 해협 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특히 공동 기뢰 제거와 임시 항로 운영이 실제로 시작될 경우 국제 원유·해운시장의 불안감을 일부 낮출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제재 해제와 군사적 긴장 완화를 재개방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정상화 여부는 향후 30~60일간 진행될 협상과 미국·이란 관계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