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경제 문제에서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공화당의 우위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유권자들이 매일 체감하는 생활비 문제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을 상당한 격차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입소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생활비 문제에 어느 정당이 더 나은 접근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등록 유권자의 36%가 민주당을 선택했다.
공화당을 선택한 응답자는 28%로 민주당보다 8%포인트 낮았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두 정당 사이에 나타난 가장 큰 격차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등록 유권자 951명을 포함한 미국 성인 1,215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특히 최근 미국의 높은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이 정치권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란 전쟁 이후 휘발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러한 분위기를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핵심 선거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는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의 생활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TV 광고를 내보내는 등 ‘생활비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텍사스까지 이번 선거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공화당 전략가 크리스토퍼 니콜라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의 생활비 부담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공화당이 중간선거의 중요한 쟁점에서 취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은 유권자들이 주유소와 마트에서 매주 직접 확인하는 비용인 만큼 다른 경제지표보다 정치적 파급력이 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경제정책 전반에서도 공화당의 전통적인 우위가 약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는 미국 경제에 더 나은 접근법을 가진 정당으로 민주당을 꼽은 응답자가 37%, 공화당은 36%였다. 민주당이 이 항목에서 공화당을 앞선 것은 약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37%의 응답자가 생활비 문제에 대해 어느 정당이 더 나은지 확신하지 못하거나 양당 모두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는 점은 변수다.
민주당이 현재 8%포인트 앞서고 있지만 아직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가 상당해 향후 물가와 에너지 가격 움직임에 따라 민심이 다시 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까지 1·2기 재임 기간을 통틀어 낮은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휘발유와 식료품을 비롯한 ‘생활비 문제’가 미국 유권자의 표심을 결정할 최대 경제 쟁점 가운데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