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덮친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이번에는 심각한 ‘가스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주요 도로가 끊기면서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이 차질을 빚자 시민들이 빈 가스통을 들고 정부가 지정한 공급처에 긴 줄을 서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카트만두 발라주 산업단지에 위치한 가스 유통회사 ‘네팔 가스 우디오그’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LPG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몰렸다. 일반 가스 대리점에서 LPG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시민들이 직접 용기를 들고 배급 장소를 찾은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80세 시얌 박타 씨는 “2주 전부터 가스 대리점에도 가스가 떨어져 전자레인지로 요리하고 있다”며 이날도 LPG를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네팔은 자체 가스전이 없어 필요한 LPG를 인도 국영석유공사(IOC)를 통해 전량 수입하고 있다. 현지 업체들이 인도에서 가스를 들여와 전국에 유통하는 구조다.
가스 부족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공급난이 발생하자 네팔 정부는 빈 LPG 용기에 가스를 절반만 채워주는 배급제를 시행해 왔다.
여기에 최근 대홍수와 산사태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
보테코시와 트리슐리강 인근 주요 도로가 끊기면서 LPG를 실은 트럭들이 카트만두 밸리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국제적인 공급 불안에 국내 물류망까지 마비되면서 수도권의 취사용 가스 부족이 심각해진 것이다.
네팔 정부는 전국에 있는 LPG 물량을 확보해 카트만두로 긴급 수송하고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9일 하루에만 각 지역 LPG 공장에서 약 5만3천개의 가스 용기가 수도로 운송됐다.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공급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가스를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배급 장소를 찾아다니고 긴 시간 기다렸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홍수로 교통과 물류에 큰 피해를 입은 네팔이 식생활에 필수적인 취사용 연료 부족까지 겪으면서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