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미국에 원자력발전소 최대 8기와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하는 약 1,000억 달러, 한화 약 134조원 규모의 대형 투자 합의에 근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합의가 최종 성사되면 지난해 한미 무역 합의에서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의 첫 번째 실제 집행 사업이 된다. 공식 발표는 이르면 다음 주 이뤄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양국이 최종 조율 중인 투자 패키지는 급증하는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다.
미 연방정부 소유 부지에 대형 원전 최대 8기를 건설하고 텍사스주에 천연가스 발전소를 짓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원전에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노형을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최소 일부 원전에는 한국전력의 한국형 원전 모델인 APR1400 설계를 적용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협상이 계획대로 마무리될 경우 한국 정부는 이달 말 이전에 20억 달러, 약 2조7,000억원 이상의 초기 자금을 송금할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체결한 한미 무역 합의의 후속 조치다.
당시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등에 적용하던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와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를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 투자 집행이 늦어지면서 양국 간 긴장이 높아졌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올릴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후 한국 국회가 지난 3월 관련 비준안을 통과시키면서 투자 프로젝트 선정 작업이 본격화됐다.
미국 입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대규모 신규 발전시설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의 원전 건설 경험과 자본을 활용할 경우 미국의 전력 인프라 확충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에너지뿐 아니라 조선업도 한미 투자 협력의 핵심 분야다.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 가운데 1,500억 달러는 미국 조선업 재건 분야에 배정돼 있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하는 데 한국이 힘을 보태줄 수 있겠느냐”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이번 1,000억 달러 규모의 ‘메가딜’이 최종 확정될 경우 한미 무역 합의 이후 미뤄졌던 한국의 대미 투자가 원전·에너지 분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집행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