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들어갔던 잠수부가 2,000년 넘게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고대 로마 시대 난파선을 우연히 발견했다.
AFP통신과 BBC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당국은 시칠리아 서부 마자라 델 발로에서 약 4.8㎞ 떨어진 해역의 수심 46m 지점에서 기원전 2~1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로마 시대 난파선을 확인했다.
난파선 주변에서는 고대 항아리인 ‘암포라’ 수백 개와 납으로 만든 닻 부품 2개, 여러 납 구조물이 함께 발견됐다.
암포라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 지중해 지역에서 와인이나 올리브유, 곡물 등을 저장하고 운반할 때 사용했던 길쭉한 형태의 항아리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암포라 대부분은 ‘드레셀 1A’ 형식으로 확인됐다. 이 유형은 주로 와인을 운반하는 데 사용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난파선 역시 당시 지중해를 오가던 상선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난파선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전문 고고학자가 아니었다.
프리다이빙으로 물고기를 잡던 자코모 데 몰라가 동료 이고르 비술리와 함께 바다를 살피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두 사람이 사용하던 음향측심기에 주변 해저와 다른 형태의 구조물이 포착됐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데 몰라가 직접 바닷속으로 내려갔다.
처음에는 바위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수심 46m 해저에 도착한 그의 눈앞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광경이 펼쳐졌다.
바닥을 따라 수백 개의 고대 암포라가 널려 있었던 것이다.
데 몰라는 곧바로 관계 당국에 신고했다.
이후 이탈리아 카라비니에리 문화유산보호사령부 팔레르모 지부와 시칠리아주 해양문화재감독청, 카라비니에리 잠수대 등이 공동 조사에 나섰고, 해당 유적이 고대 로마 시대 난파선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난파선과 암포라가 발견된 구역은 길이 약 21m, 폭 6m에 이른다.
배가 침몰한 뒤 2,000년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선체 상당 부분이 훼손되거나 해저에 묻힌 것으로 보이지만, 화물로 추정되는 암포라가 대규모로 남아 있어 당시 지중해 교역을 연구할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레산드로 줄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이번 발견을 “최근 몇 년간 가장 중요한 수중 고고학적 발견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줄리 장관은 난파선이 당시 지중해를 오갔던 사람들과 항로, 교역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추가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역사를 밝혀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당국은 난파선의 정확한 연대와 출발지, 목적지, 적재 화물 등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유적 훼손과 도굴을 막기 위한 보호 조치에도 나설 예정이다.
시칠리아를 비롯한 이탈리아 주변 해역은 고대 로마 시대 지중해 교역의 핵심 항로였던 만큼 고대 선박 유적이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지난 2023년에도 로마 북서쪽 치비타베키아 앞바다 수심 약 160m에서 기원전 2~1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20m 이상의 로마 화물선이 발견됐다. 당시 난파선에서도 거의 온전한 상태의 암포라 수백 개가 발견돼 주목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