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영변 핵단지 내에 건설 중인 새로운 우라늄 농축시설이 완전 가동에 들어갈 경우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이 현재보다 약 75%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재 군비통제 전문 연구기관 버틱(VERTIC)의 분석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영변 핵단지 중심부에 건설된 신규 시설에 9,000개 이상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연간 약 160kg의 고농축 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 북한의 연간 고농축 우라늄 생산량은 약 215kg 수준으로 추정된다. 신규 시설이 본격 가동될 경우 연간 생산량은 약 375kg으로 늘어나게 된다.
버틱 연구진은 북한이 이미 상당한 규모의 핵무기 제조 능력을 확보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그랜트 크리스토퍼 연구원은 “북한은 이미 중규모 핵무기 보유국 수준에 필요한 핵물질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는 보유량을 더욱 확대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 핵물질 생산을 중단할 것이라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북한이 현재 약 2,10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이 약 6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추가로 최소 90기 이상의 핵탄두를 제작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확보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번 시설은 북한이 공개한 우라늄 농축시설 가운데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시설 위치에 주목하고 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신재우 오픈뉴클리어네트워크 선임분석가는 “이 시설은 외부 시선을 피하기 위한 산악 지대가 아니라 영변 핵단지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며 “북한이 의도적으로 핵 능력을 과시하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해당 시설은 2024년 말 착공돼 약 18개월 만에 건설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추진 중인 핵추진 잠수함 프로그램을 위해 추가적인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시설 공개는 북미 핵협상 재개 가능성을 더욱 낮추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했지만, 미국은 영변 외 비공개 핵시설까지 포함한 포괄적 비핵화를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신규 시설 건설이 북한의 핵전력 증강 기조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