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 노동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는 미래를 대비해 미국의 세금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픈AI 초기 투자자이자 실리콘밸리 대표 벤처투자자인 빈로드 코슬라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을 통해 “AI가 현재 인간이 수행하는 경제적 가치 업무의 80%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조세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슬라는 AI 기술 발전이 단순한 산업 혁신을 넘어 국가 재정과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수준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미국 세제가 노동 중심 경제를 전제로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정부 재정은 개인소득세, 급여세, 사회보장세 등 노동소득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AI와 로봇이 생산 활동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게 되면 임금소득은 감소하고 기업과 자본의 수익은 급증하게 된다.
코슬라는 “문제는 대규모 저고용 사회가 오느냐가 아니라, 그 시점에 맞는 정책 체계를 준비하고 있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AI 시대에는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 대안으로는 자본이득세 우대 제도 폐지를 제안했다.
현재 미국은 투자 수익에 대해 일반 근로소득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는데, AI 시대에는 이러한 혜택이 정당성을 잃게 된다는 설명이다.
코슬라는 자본이득세 우대 제도를 폐지할 경우 연간 약 4,000억 달러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한 2030년 이후에는 AI 컴퓨팅 사용량과 로봇이 인간 노동을 대체하며 발생시키는 매출에 소규모 세금을 부과하는 이른바 ‘AI세(AI Tax)’와 ‘로봇세(Robot Tax)’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I가 급여와 임금 중심의 세수 기반을 잠식하게 되면 컴퓨팅 사용세가 새로운 재정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AI 산업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부를 국민 전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국가가 AI 기업 지분을 보유하는 국부펀드 설립도 제안했다.
코슬라는 “2035년 이후 AI가 엄청난 부를 창출하게 된다면 핵심은 그 부를 누가 소유하느냐의 문제”라며 “AI 기업 지분을 보유한 국부펀드는 모든 국민을 AI 경제의 자본 소유자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AI 기술 발전 자체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도, 기술 발전의 혜택이 소수에게만 집중될 경우 사회적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슬라는 “민주주의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만 자본주의는 지속될 수 있다”며 “AI로 인한 구조적 저고용이 현실화하는데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결국 자본주의 자체를 문제 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기본소득, AI 배당금, 로봇세, 국부펀드 등 다양한 분배 정책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번 제안 역시 AI 시대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한 논쟁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