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육성한 희토류 산업이 정작 자국 기업보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수요에 의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MP머티리얼스, 에너지퓨얼스, 피닉스테일링스 등 주요 희토류 생산업체들은 생산한 희토류 산화물과 금속을 대부분 한국과 일본 기업에 판매하고 있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 풍력발전기, 반도체 장비는 물론 전투기와 미사일 유도장치 등 첨단산업과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핵심 원료다. 특히 네오디뮴 기반 영구자석은 인공지능과 전기차 시대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장악과 수출 통제에 대응하기 위해 채굴부터 정제, 자석 생산까지 자국 중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제조 기반은 아직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FT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연간 영구자석 생산량은 일본이 1만~1만5천 톤으로 가장 많고, 한국은 2천~3천 톤 수준인 반면 미국은 1천 톤에도 미치지 못한다.
희토류 전문가 토머스 크루머는 “대규모 고성능 영구자석을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사실상 일본과 중국뿐”이라며 미국이 제조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닉스테일링스의 닉 마이어스 최고경영자는 “현재 주요 고객은 대부분 한국과 일본 기업”이라며 “미국 방산업체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생산 물량은 해외로 계속 판매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MP머티리얼스는 이미 제너럴모터스와 애플 등에 영구자석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앞으로 미국 내 자석 생산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퓨얼스 역시 한국에 희토류 금속 생산시설을 보유한 호주 기업 인수를 추진하는 한편, 독일 영구자석 제조업체도 인수하며 글로벌 생산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FT는 “미국은 희토류 채굴 능력은 빠르게 키웠지만, 이를 실제 산업으로 연결할 제조 생태계는 아직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며 공급망 자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