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후속 협상의 첫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전관리 체계와 레바논 충돌방지기구 설치에 합의하며 60일 핵협상을 본격 시작했다.
미국과 이란, 중재국인 카타르·파키스탄은 21일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열린 회담에서 고위급 감독위원회와 분야별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핵 문제, 제재 완화, 분쟁 해결, 이행 점검 등을 담당할 실무 협의를 즉시 시작하고 60일 안에 최종 합의안을 도출한다는 로드맵을 마련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 성과 가운데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 안전 항행 체계 구축이다.
미국과 이란은 상선 운항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과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양국 간 직접 연락 채널(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레바논 내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해 레바논 정부가 참여하는 ‘충돌방지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다. 해당 기구는 카타르와 파키스탄의 지원 아래 운영되며 종전 합의 이행 여부를 관리하게 된다.
회담은 한때 결렬 위기까지 치달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도중 “이란이 레바논 내 친이란 세력의 도발을 즉각 중단시키지 않으면 더 강력한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이에 이란 대표단은 강하게 반발했고,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회담 시작 90분 만에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양측 실무진은 회담장에 남아 중재국들과 함께 18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갔고 결국 합의문 도출에 성공했다.
이란은 협상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석유 및 석유화학 제품 수출 제재 일부 유예와 봉쇄 완화, 동결 자산 일부 해제, 재건 사업 착수 등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해당 내용은 공개된 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아 실제 이행 여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반면 이스라엘은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내가 총리로 있는 한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외교적 합의가 나오더라도 안보 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회담이 전쟁 이후 처음으로 마련된 공식 협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60일 동안 진행될 핵 협상 결과가 중동 정세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