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체결한 휴전 양해각서(MOU)를 둘러싸고 서로 상대방이 먼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 모두 공식적으로 휴전 파기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제재 복원과 군사 보복이 이어지면서 휴전 체제는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은 7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판매·운송을 허용했던 ‘일반면허 X’를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상업용 선박 공격이 휴전 양해각서 위반에 해당한다며 제재를 다시 시행했다.
미 국방부 출신 데이비드 데스로슈 전 걸프·아라비아반도 담당 국장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양해각서 제5조는 이란이 민간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공격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제재 복원에 이어 군사 행동에도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상선 3척이 공격받은 데 대한 대응으로 이란 남부 군사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방공망과 지휘통제시설, 해안 레이더, 대함미사일 시설 등 80여 개 목표물을 타격했으며 “국제 항로를 공격한 이란에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이 먼저 휴전 합의를 깼다고 반발했다.
이란 외교부는 미국의 원유 제재 복원이 양해각서 제10조를 위반한 것이라며 “미국은 휴전 체결 직후 약속했던 원유 수출 관련 제재 유예를 스스로 철회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미국의 공습 역시 양해각서 제1조와 제2조가 규정한 상호 군사행동 중단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즉각 보복에도 나섰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해군과 항공우주군이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중동 지역 미군 시설 85곳을 겨냥한 합동 작전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바레인의 미 제5함대 기지와 쿠웨이트 알리 알살렘 공군기지 등이 공격 대상에 포함됐다고 주장하며 “이는 미국의 합의 위반에 대한 초기 대응”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모두 상대방이 먼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군사·외교적 대응은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미국과 이란 모두 휴전 양해각서 자체를 공식 파기하거나 탈퇴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국제사회는 양측이 외교적 통로를 유지하면서도 군사적 긴장을 계속 높이고 있는 만큼, 중동 정세가 언제든 다시 전면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