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하루 종일 주변 환경을 기록하는 차세대 인공지능(AI) 스마트안경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메타가 카메라와 마이크를 상시 작동시키는 ‘슈퍼 센싱(Super Sensing)’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안경 시제품을 시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안경은 몇 초 간격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주변 음성을 지속적으로 기록한다.
사용자는 AI에게 “오늘 누구를 만났지?”, “오전에 무엇을 했지?”와 같은 질문을 하면 안경이 하루 동안 기록한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메타는 이를 개인 비서 수준의 AI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가장 큰 논란은 녹화 여부를 알리는 표시등(LED)이다.
현재 판매 중인 메타 스마트안경은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하면 안경테 측면의 LED가 켜져 주변 사람들이 촬영 사실을 인지할 수 있다.
하지만 FT는 메타 경영진이 ‘슈퍼 센싱’ 기능 사용 시 이 표시등을 비활성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주변 사람들은 자신이 촬영되거나 음성이 녹음되고 있는지 사실상 알 수 없게 된다.
이미 기존 스마트안경에서도 일부 이용자들이 LED를 가리는 스티커를 부착해 몰래카메라처럼 사용하는 사례가 보고된 만큼, 상시 녹화 기능은 사생활 침해 논란을 더욱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 내부에서도 개인정보 보호를 둘러싼 의견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에서는 기록된 사진과 음성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직접 제공하지 않고 서버에도 저장하지 않는 대신, 이미지와 음성의 메타데이터만 활용해 AI가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메타는 최근 메타버스 중심 전략에서 AI와 웨어러블 기기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안경 제조업체 에실로룩소티카와 함께 출시한 ‘메타 레이밴’ 스마트안경 시리즈를 앞세워 AI 웨어러블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향후 스마트안경이 사용자의 일상을 기억하는 AI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스마트안경이 하루 종일 사용자와 함께하며 주변 상황을 기억하고 목표 달성을 돕는 개인 비서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과 별개로 개인정보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에서도 여러 주에서 상대방 동의 없이 음성을 녹음하는 행위를 제한하고 있으며, 보스턴대 로스쿨의 우드로 하초그 교수는 “현재 이러한 기술을 직접 규율하는 법은 사실상 없다”며 “입법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