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전면 시행할 경우 자동차와 반도체, 방위산업, 에너지 등 약 6조5,000억 달러(약 9,600조 원) 규모의 글로벌 산업이 공급망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IEA는 16일 발표한 ‘글로벌 핵심 광물 전망(Global Critical Minerals Outlook)’ 보고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이 본격 시행될 경우 중국 외 지역의 핵심 제조업이 심각한 생산 차질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다. 지난해 10월 희토류 수출 통제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새로운 수출 허가 제도를 도입했지만, 시행은 1년 연기된 상태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반도체, 스마트폰, 항공기, 풍력발전기, 위성, 미사일 등 첨단산업과 방위산업에 필수적인 17개 금속 원소를 말한다.
IEA는 희토류 자체가 제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공급이 중단될 경우 완성차와 반도체 등 제조업 전반이 멈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전체 경제적 피해의 절반 가까이를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막대한 경제적 가치가 소량의 핵심 광물에 의존하고 있지만 공급망은 여전히 소수 국가에 집중돼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IEA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희토류를 포함한 11개 핵심 광물을 국제적으로 공동 비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초기 약 92억 달러를 투자하고 연간 9억 달러의 유지비가 필요하지만, 공급망 붕괴로 발생할 경제적 피해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이를 “지정학적 불확실성 시대에 필요한 광물 안보 보험”이라고 표현했다.
IEA는 중국뿐 아니라 콩고민주공화국과 짐바브웨 등 주요 광물 생산국들의 수출 통제 역시 글로벌 공급망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흑연 수출 제한도 또 다른 위험 요소로 꼽았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흑연의 수출 통제가 전면 시행될 경우 중국 밖에서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생산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은 세계 흑연 정제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국가들은 핵심 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IEA에 따르면 신규 핵심 광물 프로젝트에 대한 공공 투자 약속은 2023년 이후 650억 달러 규모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또 미국과 말레이시아의 신규 희토류 정제시설이 가동되면서 중국의 세계 희토류 정제 시장 점유율은 2023년 90%에서 2025년 85%로 낮아졌다.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5년에는 70%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IEA는 니켈 정제가 인도네시아에, 희토류와 다수 핵심 광물 정제가 중국에 집중돼 있는 만큼 공급망 다변화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