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AI 업계 내부에서 잇따르면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하는가’가 미국 정치권의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CNN은 14일 최근 AI 기업 경영진과 연구자들이 잇따라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AI 규제 문제가 기술업계를 넘어 오는 11월 중간선거의 정치적 이슈로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는 미국이 개발 속도를 늦추면 중국에 AI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성급한 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AI 위험에 대한 우려를 두고 “부정적인 세력들이 일어나지 않을 일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고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AI 기업들이 필요하다면 스스로 개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며 의회가 서둘러 규제에 나서는 것에 선을 그었다.
반면 AI 업계 내부에서는 오히려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AI 산업의 개발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고,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도 AI 기업 내부에 독립적인 평가자를 두는 방안에 동의했다. 일론 머스크 xAI CEO와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역시 AI 위험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공감하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앤트로픽 연구원 출신 제이컵 콕슨은 최근 회사를 떠나면서 AI 개발자 상당수가 “AI가 이번 10년이 끝나기 전에 우리 모두를 죽일 수도 있다고 진지하게 믿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미국인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이달 NBC뉴스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0%가 AI에 대해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고 답했다.
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가능성뿐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과 용수, 이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 문제까지 맞물리면서 AI가 생활비와 지역사회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AI 규제를 중간선거 주요 의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의회가 AI 개발 속도를 늦추기 위한 “결단력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당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루벤 가예고 민주당 상원의원은 AI를 핵무기와 비교하며 “핵무기 자체에는 핵무기를 투하할지 결정하는 능력이 없었지만 AI는 그런 결정을 할 능력을 갖고 있거나 앞으로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화당에서도 규제론이 나오고 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AI 분야에 “훨씬 더 많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조시 홀리 상원의원도 AI 에이전트 관련 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초지능 AI를 영구적으로 금지하고 연방 차원의 규제가 마련될 때까지 첨단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의 잠재적 위험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으면서도 규제보다는 기술 경쟁력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AI에 대해 “좋은 게 나쁜 것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며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AI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안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넘어 2028년 대선까지 이어질 경우 AI 규제 문제가 미국 정치권의 장기적인 쟁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