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미국 정치권에서 민주·공화 양당을 가리지 않고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맞붙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정책을 캐나다나 오만보다 북한과 러시아에 더 우호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지금 농담하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의 “매우 좋은 관계”를 강조하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도 공개적으로 드러내면서 훈련 축소가 한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도 반발…“70년 동맹 약화시켜선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에서도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한국을 “70년 넘게 이어진 굳건한 군사동맹”이라고 강조하며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북한뿐 아니라 러시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반도에서 북한군의 부담이 줄어들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 팀 케인 상원의원도 북한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아닌 한국을 압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케인 의원은 한국이 미국의 이란전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현명한 판단”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결정으로 “김정은이 최상의 거래를 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정은은 선전전에서 승리…중국·러시아도 지켜보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한층 강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무분별하고 즉흥적인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김정은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이란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국에 불이익을 준다면 미국의 동맹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김정은은 선전전에서 승리했고 한국은 트럼프의 자존심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며 중국과 러시아 역시 미국이 동맹국을 어떻게 대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해군 조종사 출신인 마크 켈리 민주당 상원의원도 한미연합훈련은 양국 군의 숙련도와 실제 작전에서의 공조 능력을 유지하는 핵심 수단이라며 훈련 축소를 “근시안적이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70년 이상 이어진 한국과의 동맹을 이란전 참여 여부와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미훈련 넘어 ‘동맹 신뢰’ 논란으로 확산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둘러싼 문제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동맹정책 전반에 대한 논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불참에 대한 불만을 한미훈련 문제와 함께 언급하면서 미국이 안보 동맹을 다른 외교·군사 현안에 대한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미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억지력과 양국 군의 연합작전 능력을 유지하는 핵심 수단인 만큼, 정치적 이유로 훈련 규모를 크게 줄일 경우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