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기관을 겨냥해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대규모 사이버공격이 발생했다. 최소 21개 정부기관 시스템이 공격 대상이 됐으며 정부 사용자 계정과 인사기록까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만 디지털발전부는 지난 7월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해외발 비정상 사이버공격을 탐지했다고 13일 밝혔다.
대만 국가사이버보안연구원은 지난달 20일부터 관계기관에 잇따라 경보를 발령하고 공격 경로와 수법, 피해 범위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공격자들은 기존의 수작업 해킹과 함께 ‘오픈클로’와 같은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일이 명령하지 않아도 주어진 목표에 따라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필요한 작업을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사이버공격에 활용할 경우 취약점 탐색과 침투 시도 등을 빠른 속도로 반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보안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 디지털발전부는 공격이 해외에서 시작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공격 출처와 수법, 영향 범위에 대한 조사를 완료했으며 피해 기관들도 순차적으로 대응을 마쳤다”고 밝혔다.
정부 계정 85개 해킹…인사기록 2,500건 유출
이스라엘 사이버보안업체 드림이 공개한 분석에서는 피해 규모가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드림은 인공지능 에이전트들이 지난달 나흘 동안 대만 정부기관 시스템 21곳을 집중적으로 탐색했으며 이 과정에서 정부 사용자 계정 85개가 해킹됐다고 밝혔다.
특히 약 2,500건의 인사기록이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격 대상에는 대만의 원자력 안전을 담당하는 기관을 비롯해 최소 7곳의 에너지 관련 기업과 대만 정부에 정보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 정부는 이번 공격의 배후로 중국을 공식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만 당국은 중국이 군사훈련과 허위정보 유포, 사이버공격 등을 결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전’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대만 국가안전국에 따르면 지난해 병원과 은행 등 핵심 기반시설을 겨냥한 중국발 사이버공격은 하루 평균 263만 건에 달했다. 이는 전년보다 6% 증가한 규모로, 일부 공격은 중국군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 시기와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만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공지능을 이용한 사이버공격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어 지침을 마련하고 정부기관의 시스템 감시도 강화하기로 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업무 자동화를 넘어 해킹 과정까지 자동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정부와 에너지 등 국가 핵심 기반시설의 사이버보안에도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