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를 새롭게 정립할 ‘클래리티법’이 오는 9월 미 상원에서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다.
법안이 본격적인 상원 심의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100석 가운데 60표를 확보해야 하지만 공화당 의석만으로는 통과가 불가능해 민주당 의원들의 동참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존 튠 미국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클래리티법의 본회의 심의를 시작하기 위한 ‘심의 착수 동의안’에 대해 토론을 종결하는 클로처를 신청했다.
이에 따라 상원은 8월 휴회를 마친 뒤 9월 15일 오후 2시 15분 미 동부시간 기준으로 첫 절차적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표결은 클래리티법 자체를 최종 통과시키는 표결은 아니다.
법안을 본회의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토론을 끝내고 심의 절차에 들어갈지를 결정하는 일종의 관문이다.
하지만 클로처 통과에는 상원의원 100명 가운데 6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공화당이 단독으로 확보할 수 없는 숫자여서 최소 7명의 민주당 의원이 찬성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클래리티법은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오랜 숙제였던 ‘누가 무엇을 규제할 것인가’를 명확하게 만드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가상자산의 성격에 따른 감독 체계를 정리하고 연방정부 기관들의 규제 권한을 보다 명확히 해 기업과 투자자에게 예측 가능한 제도적 틀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가상자산 업계가 이 법안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동안 미국에서는 가상자산이 증권인지 상품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부족했고 규제기관 간 관할권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이 상당한 법적 불확실성을 감수해야 했다.
클래리티법이 통과되면 이러한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 사이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쟁점이 적지 않다.
불법 금융 방지를 위한 규제 수준을 비롯해 스테이블코인 보상 문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사업 참여와 이해충돌을 어떻게 제한할 것인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고위 공직자의 가상자산 사업 참여 제한 문제는 양당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8월 의회 휴회 기간 진행될 양당 간 물밑 협상이 9월 표결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도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앤젤라 올스브룩스 민주당 상원의원은 소비자 보호와 예금 유출 방지, 불법 금융 근절 및 윤리 문제 등에 대해 1년 넘게 초당적 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클래리티법을 제대로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공화당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 역시 “지금 포기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며 법안 통과를 위한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가상자산 업계도 9월 표결을 주목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최고경영자는 상원의 9월 법안 처리 계획을 지지하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목표에 가까워졌다”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9월 첫 관문에서 60표를 확보할 경우 클래리티법은 본격적인 심의와 수정안 처리, 최종 표결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반대로 민주당의 충분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첫 절차 표결부터 막힐 경우 미국의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제화 작업이 다시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번 표결은 단순히 하나의 가상자산 법안을 넘어 미국이 가상자산 산업을 어떤 방식으로 제도권 금융시장에 편입할 것인지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