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AL/로컬/지역
  • 미국/국제
  • 한국
  • 정치/경제
  • 사회
  • 산업/IT/과학
  • 교육
  • 연예/스포츠
  • 생활/건강
  • 종교
  • 사설/칼럼
  • 여행/맛집
  • AL림
No Result
View All Result
  • 홈
  • AL/로컬/지역
  • 미국/국제
  • 한국
  • 정치/경제
  • 사회
  • 산업/IT/과학
  • 교육
  • 연예/스포츠
  • 생활/건강
  • 종교
  • 사설/칼럼
  • 여행/맛집
  • AL림
No Result
View All Result
No Result
View All Result
  • 홈
  • AL/로컬/지역
  • 미국/국제
  • 한국
  • 정치/경제
  • 사회
  • 산업/IT/과학
  • 교육
  • 연예/스포츠
  • 생활/건강
  • 종교
  • 사설/칼럼
  • 여행/맛집
  • AL림
Home 사설/칼럼

[사설] 매실과 오이

조인선, 독자, 몽고메리 여성 문학회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by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6월 30, 2026
in 사설/칼럼
0
[사설] 매실과 오이

매실과 오이
조인선, 독자, 몽고메리 여성 문학회

매실은 설탕을, 오이는 소금을 만났다. 오월이면 나는 준비하는 것이 있다. 봄 햇살
듬뿍 받고 자란 초록 매실을 구입해 일년 동안 먹을 청을 만드는 일이다. 4월 중순부터
나오기 시작하는 매실은 그 색이 먼저 눈을 사로잡고 침샘을 자극하는데 시장에 늘어선
어느 채소 과일보다 내 눈엔 더 없이 사랑스럽게 보이는 보석 같은 열매이다. 한국에선
재래시장에 가면 연한 초록빛의 매실을 커다란 망에 가득 담아 놓거나 바구니 한가득
채워 올려 놓으면 얼마나 반갑고 보기 좋았던지 그런 날은 괜히 더 신이 났다.
미국에 와서 살면서 그런 재미를 누리지 못하는 것이 매번 아쉽지만 그래도 때를 놓칠
세라 매실을 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하고 있다. 올해도
그렇게 구입한 매실을 깨끗이 물로 씻어 건져 낸 후 마른 수건으로 닦아주고 꼭지에
붙어 있는 검은 조각들을 떼어냈다. 이미 소독하고 닦아 놓은 유리병 속으로 한 웅큼씩
집어넣고 그 위로 하얀 설탕을 덮는다. 그렇게 매실과 설탕을 섞어가며 겹겹이 가득
담고는 유리병 입구를 단단히 봉해 놓는다. 이젠, 유리병을 바라보면서 봄을 보내고
여름을 맞으며 8월이 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기다리는 동안 유월에 한가지 더 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이른 여름부터 나오는 또
하나의 열매, 오이를 구입하는 일이다. 여름이면 내가 좋아하는 오이를 입맛데로 실컷
만들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연하고 상쾌한 맛을 내는 여름 오이는 아삭아삭 씹는 맛 이
좋고 보기에도 예쁜 아주 귀한 채소인데 나의 입맛이 점점 돌아가신 아버지를 닮아
간다. 오이지를 썰어 물에 담아 짠 내를 빼내고는 시원한 물에 담아 파 송송 띄우고 매실
청 한 숟가락 풀어 국물과 함께 먹으면 더운 여름 입맛 없을 때 ‘딱 ‘이라 하시며 한 사발
뚝딱 드시던 그 맛을 좋아하게 되었다. 지난주에 방금 따 온 오이를 구입해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바구니에 올려 놓고 보니 동그란 매실을 닦아 놓았을 때와는 기분이
달랐다. 매실은 동그란 모양새가 귀여워 자꾸 손을 대며 쓰다듬듯 만져 주었는데 오이는
길쭉하고 매끄러운 것이 바로 씹어 먹고 싶은 마음이 들어 수시로 베어 물고 아작아작
씹어가며 작업을 했다. 이 또한 얼마나 재미가 있는지 이번엔 친정 엄마 가 하시던
모습이 떠올라 혼자 피식 웃었다. 엄마는 ‘텃밭에서 오이를 따서 바로 먹으면 얼마나
맛이 좋은 지 아니?’ 하시며 큰 소리를 내면서 베어 물고 나 에게도 하나 들려주고서
입안 가득 오이의 맛을 즐기셨다.
생수를 끓여 소금을 알맞게 녹인 뜨거운 물을 김치통에 가득 채우고 오이가 둥둥 뜨는
것을 막기위해 무거운 접시로 꾹 눌러 놓았다. 이것은 일주일만 기다렸다 냉장고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런데 초록의 매실과 오이는 싱그러움의 대명사가 될 만한
열매들인데 그들이 설탕과 소금을 만나 놀라운 모습으로 변해 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렇게 탱탱하고 싱싱하던 모습은 온데 간데없고 그 밝던 모습은 누루스름 하고
쭈글쭈글 볼품없이 쭈글어 들었다. 입맛 돋게 하던 그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잠깐의 싱그러움을 보여주고는 아낌없이 소금과 설탕에게 자신을 내어주더니 완전히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유리병안에서, 김치통 안에서 새로운 맛과 더 깊은 향기를 위해서
잠잠히 있는 것이다. 몇일동안 그것들을 들여다보며 나는 무엇을 만나 얼마 동안이나
지나야 내 몸이 그렇게 쭈글쭈글 해지고 누렇게 변해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서 만나는 소금과 설탕이 나를 어떤 모습과 향기로 변화시켜 주었는지도
궁금해졌다. 메실 과 오이를 들여다보며 육십을 바라보는 나의 삶은 어떠 했 을지, 과연
나는 내 몸을 내어주며 무엇을 새로이 하고 있는지 물어본다.
새콤하고 달콤하게 변한 메실 과 꼬들꼬들 짭조름한 오이지를 먹는 동안 나에겐 또다른
나를 바라보는 버릇이 생길 것 같아 혼자 조용히 웃는다.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Related Posts

[사설] 이름 짓기
사설/칼럼

[사설] 이름 짓기

6월 30, 2026
[사설] 창문
사설/칼럼

[사설] 창문

6월 22, 2026
가장 얇은곳
AL/로컬/지역

가장 얇은곳

6월 8, 2026
  • 회사소개 인사말
  • 오시는길
  • 회원서비스이용약관

© 2025 Alabama Korean TImes - empowered by ApplaSo.

Welcome Back!

Login to your account below

Forgotten Password?

Retrieve your password

Please enter your username or email address to reset your password.

Log In

Add New Playlist

No Result
View All Result
  • 홈
  • AL/로컬/지역
  • 미국/국제
  • 한국
  • 정치/경제
  • 사회
  • 산업/IT/과학
  • 교육
  • 연예/스포츠
  • 생활/건강
  • 종교
  • 사설/칼럼
  • 여행/맛집
  • AL림

© 2025 Alabama Korean TImes - empowered by Appla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