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기대감이 커지면서 글로벌 원유 운송 시장이 예상치 못한 혼란에 빠졌다. 실제 통항은 제한적인 수준이지만 선박들이 중동 해역으로 몰리면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폭등하고 있다.
영국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서아프리카~중국 노선 VLCC 일일 운임은 18만8957달러를 기록하며 일주일 만에 92% 급등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 걸프만~중국 노선 운임도 15만4987달러로 46% 상승했으며, 오만~중국 노선 역시 관련 지수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운임 상승이 단순한 물동량 증가 때문이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기대감에 따른 선박 재배치 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선사들이 향후 수요 증가를 예상해 선박을 중동 인근 해역에 대기시키거나 항로를 변경하면서 실제 시장에서 운항 가능한 선박 수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해운 중개업체들은 현재 많은 유조선이 오만 주변 해역에서 통과 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통항량도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실제 선박 부족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선박들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글로벌 시장 전체가 선복 부족 상태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장거리 항로보다 중동 인근에서 대기하는 선박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 원유 운송 여건도 함께 경색되고 있다.
반면 중형 유조선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에즈막스 운임은 26% 상승에 그쳤고,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일부 노선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운임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한국 선사 운용 선박들도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대기 중이다. 최근 종전 합의 이후 한국 선박 2척이 처음으로 해협을 통과했지만, 아직도 22척의 선박과 135명의 한국인 선원이 인근 해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초대형 유조선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운임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