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해협의 관리권과 통제 범위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뉴스1과 CNN,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과 오만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새로운 운항 좌표와 항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현재 공동성명 발표를 위한 최종 문안 조율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협상안의 핵심은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는 선박은 이란 해안에 가까운 북쪽 항로를 이용하고, 해협을 빠져나오는 선박은 오만 측 남쪽 항로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이란은 이를 양국의 이해를 반영한 새로운 ‘중간 항로’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짜 쟁점은 항로가 아니라 누가 해협을 관리하느냐에 있다.
이란은 전쟁 이전처럼 국제사회가 공동 관리하는 방식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해상 안전과 기뢰 제거, 항로 관리, 해상 서비스 등은 이란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번 협상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국제 수로를 특정 국가가 사실상 통제하는 선례를 만들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한 국가가 국제 수로를 통제하고 통행료를 부과하는 사례가 생기면 세계 다른 해역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통행료를 둘러싼 이견도 여전하다.
이란은 이를 단순한 통행료가 아닌 선박 안전관리와 환경보호를 위한 ‘해상 서비스 비용’이라고 주장하며 화물 가치의 5~7%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 오만은 약 3% 수준의 절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은 어떠한 형태의 비용 부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은 이란 내부의 정치 상황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축소하는 어떠한 합의에도 반대하고 있어 최종 승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단순히 선박 통행을 재개하는 수준을 넘어, 전쟁 이후 이란이 확보한 전략적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협상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해협이 다시 개방되더라도 세계 에너지 시장이 곧바로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해협 운항이 재개되더라도 원유 재고 회복과 공급망 정상화까지는 최대 18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약 1,500만 배럴의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고 있어, 최종 협상 결과는 국제 유가와 해운시장,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