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4년 전 앨라배마주에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한 과정은 현대차를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결정적인 전환점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AL.com은 현대자동차 임원 출신인 한신대학교 고기영 교수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현대차 내부의 치열했던 의사결정 과정을 소개했다고 보도했다.
고 교수에 따르면 현대차 내부에서는 미국 현지 생산공장 건설에 대한 반대가 매우 강했다. 특히 공장을 앨라배마에 짓는 방안에 대해 경영진 대부분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당시 앨라배마주는 현대차 유치를 위해 대규모 세제 혜택과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당시 돈 시겔먼 앨라배마 주지사는 직접 한국어 인사말을 익혀 현대차 본사를 방문했고, 추수감사절 기간 한국을 찾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앨라배마산 골프 퍼터를 선물하는 등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현대차 내부에서는 과거 캐나다 퀘벡주 브로몽 공장의 실패 경험이 여전히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현대차는 1989년 약 2억9000만 달러를 투자해 브로몽 공장을 완공했지만, 부품 공급 문제와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1996년 공장을 폐쇄했다.
고 교수는 “브로몽 공장의 실패는 경영진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었다”며 “당시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도 좋지 않아 앨라배마 공장 건설은 매우 위험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실무진과 임원들이 한목소리로 공장 건설을 반대했다고 전했다.
임원들은 “앨라배마는 현실성이 없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 회사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으며,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은 미국 생산기지 확보가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판단하고 계획을 강행했다.
고 교수는 정 회장이 반대 의견이 나올 때마다 “그 돈이 당신 돈인가. 왜 걱정하느냐”, “내가 지으라고 하면 짓는 것이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소개했다.
결국 현대차는 2002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 착공을 결정했고, 이는 현대차의 미국 시장 확대와 글로벌 성장의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
현재 현대자동차 몽고메리 공장은 약 4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연간 약 50억 달러 규모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중부 앨라배마 최대 고용기관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현대차 공장은 앨라배마 자동차 산업 발전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후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을 비롯한 다수의 협력업체가 잇따라 진출하면서 앨라배마는 미국 남동부를 대표하는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성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