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이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계가 새로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반도체 장비 산업이 슈퍼사이클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며 오는 2028년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 규모가 2500억 달러(약 3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성장의 핵심 동력은 AI 반도체 수요 급증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AI 서버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생산 확대의 걸림돌이었던 클린룸 부족 문제도 점차 해소되면서 신규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UBS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비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7% 증가한 14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생산에 사용되는 장비 시장은 올해만 5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시장 규모가 다시 35% 확대돼 2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이클이 과거와 다른 특징을 보인다고 평가한다.
UBS의 티모시 아르쿠리 애널리스트는 “장비업체들이 고객사로부터 향후 8개 분기 수요 전망을 미리 공유받고 있다”며 “30년 가까이 업계를 분석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이 이미 수년 단위의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장비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HBM 수요 증가가 단기 유행이 아닌 장기 성장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UBS는 메모리 증설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미국의 램리서치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를 꼽았다.
반면 첨단 노광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ASML의 공급 부족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한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이 본격화되면서 AI 반도체 공급 확대와 함께 장비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AI가 엔비디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메모리, 장비, 소재 산업까지 끌어올리는 새로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