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까지 대서양을 건너던 여객기가 기내 화장실 고장으로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 긴급 착륙했다. 항공기 화장실 8개 가운데 6개가 작동하지 않아 장시간 비행을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였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37편은 6일(현지시간) 승무원들이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부족하다고 보고한 뒤 항로를 변경해 JFK 공항에 착륙했다. 마드리드에서 출발한 이 항공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287명이 타고 있었다.
해당 기종인 보잉 777에는 일반적으로 화장실 8개가 설치돼 있지만, 당시 정상 작동한 화장실은 2개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드리드에서 댈러스까지는 통상 10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노선이다.
조종사는 JFK 공항에 접근하던 중 관제소에 화장실이 두 곳만 작동한다고 알렸다. 관제사는 “화장실이 두 개뿐이라고 하셨습니까?”라고 재차 확인하며 당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착륙에는 또 다른 고려 사항도 있었다. 항공기에는 4시간 넘게 비행할 수 있는 연료가 남아 있어 일반적인 착륙 중량을 초과한 상태였고, 이 때문에 착륙 과정에서 브레이크가 과열될 가능성도 우려됐다. 조종사는 생명이 위태로운 비상사태는 아니지만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을 알리는 ‘팬팬(pan-pan)’을 선언했다.
여객기는 JFK 공항에 무사히 착륙한 뒤 3시간 넘게 머물렀고, 이후 댈러스로 다시 출발했다. 항공사와 당국은 화장실 고장의 정확한 원인을 공개하지 않았다.
항공기 화장실은 공기압을 이용해 오물을 배출하는 복잡한 구조로 작동한다. 전문가들은 이물질이 배관을 막으면 수리 과정이 까다로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영국항공의 전직 엔지니어 나이절 존스는 과거 CNN 인터뷰에서 기저귀나 식기류, 음료 캔 등 변기에 버려서는 안 되는 물건이 배관 막힘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존스는 항공기 내부 배관이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막힌 지점을 찾으려면 일부를 분해해야 할 수 있다며, 문제 해결에 며칠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