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이란의 미사일·드론 전력과 에너지 시설을 사흘간 집중적으로 타격하는 군사작전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전에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실제 군사 행동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8일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국방부가 이란을 상대로 한 3일간의 고강도 타격 계획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란이 전쟁 초기 손상됐던 미사일과 드론 역량을 상당 부분 복구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전안은 JD 밴스 부통령이 지난 2일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주재한 비공개 국가안보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케인 합참의장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작전안이 마련됐다고 해서 공격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트루스소셜에 미국과 이란이 “생산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고 썼으며, 11월 3일 중간선거 전에는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최근 수개월 동안 백악관 국가안보팀과 국방부가 이란 또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을 겨냥해 제안한 주요 작전 5건도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미국이 대이란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이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9월 이후 이란 또는 이란과 연계된 세력의 공격을 받은 선박이 최소 13척이라고 집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실제 피해 선박이 20척에 이를 가능성도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적 대응에는 부담도 따른다. 이란이 전술을 바꾸고 중국 기업의 위성영상을 활용해 미군 기지와 역내 시설을 더 정밀하게 겨누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미군은 공격을 막기 위한 요격미사일을 빠르게 소모하고 있으며, 중동의 미군 기지와 주요 기반시설을 방어할 미사일 재고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은 군사 선택지를 유지하기 위해 중동에 전력을 증강하고 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전단이 역내로 이동 중이며, 조지 H. W. 부시함과 조지 워싱턴함도 중동에 배치돼 있다. 이달 말 세 항모전단이 한곳에 모일 수 있지만, 워싱턴함은 루스벨트함이 도착한 뒤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어서 전력 집중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다.
해상에는 2만 명 이상의 병력과 수백 대의 항공기가 배치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증강은 공격을 즉시 개시하기 위한 결정이라기보다,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군사적 선택지를 넓히는 조치로 풀이된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당장 공습에 나서기보다 경제 제재와 해상 봉쇄 등 압박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대이란 강경파는 단기간의 집중 공습으로 이란의 해협 통제력과 군사력 재건 능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란 핵 프로그램을 둘러싼 외교 협상도 교착 상태다. 미국은 핵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이란은 다른 현안을 우선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선거 전 군사 행동을 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미군의 방어 자원 부담이 맞물리면서 백악관의 선택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