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군의 대형 전략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 III가 러시아 모스크바에 착륙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민감한 시점이지만 미국과 러시아 양측 모두 구체적인 방문 목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 공군 소속 C-17 수송기는 25일 오전 모스크바 남서쪽에 위치한 브누코보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브누코보 공항은 일반 여객기뿐 아니라 러시아 정부 전용기와 외국 고위급 인사들의 관용기가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해당 수송기는 이날 오전 8시50분께 라트비아 리가를 출발해 오전 10시께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특히 항공기의 출발지가 눈길을 끈다. 이 수송기는 지난 23일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스프링스에서 출발해 라트비아 리가로 이동했다. 캠프스프링스에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운용되는 앤드루스 합동기지가 있다.
그러나 이번 비행의 구체적인 임무와 탑승자, 수송 물품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C-17 글로브마스터 III는 미 공군의 대표적인 대형 전략수송기로 병력과 군사 장비, 대형 화물을 장거리로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다. 최대 약 77.5톤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으며 장갑차와 헬리콥터 등의 대형 장비 운송에도 활용된다.
이번 비행을 두고 미·러 간 고위급 접촉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과 관련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은 없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미국 항공기와 관련해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또 이번 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측과 미국 행정부 대표단 간 회동도 예정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중재에 관여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모스크바와 키이우를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관련 일정은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항공기가 앤드루스 기지에서 출발해 모스크바 브누코보 공항으로 향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지난해 2월에는 미 공군 소속 C-37B가 브누코보 공항에 도착했으며, 당시에는 미국에 수감돼 있던 러시아인 알렉산드르 빈니크와 러시아에서 수감 중이던 미국인 마크 포겔의 석방·교환과 관련된 비행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번 C-17의 모스크바 착륙 역시 고위급 인사 이동이나 수감자 교환, 외교적 협상과 관련된 특수 임무일 가능성이 거론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이 없어 비행 목적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 측에서도 아직 이번 비행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국 군용기의 이례적인 모스크바 방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