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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제 병명은 이거라는데요”…진료실서 AI와 싸우는 의사들

미국 성인 3명 중 1명 건강 상담에 AI 활용…잘못된 진단 믿고 약 끊거나 백신 거부하는 사례까지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by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8월 7, 2026
in 미국/국제, 사회
0
“AI가 제 병명은 이거라는데요”…진료실서 AI와 싸우는 의사들

인공지능이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오면서 미국 의료 현장에서는 새로운 고민이 생겨나고 있다. 환자들이 병원을 찾기 전 AI를 통해 자신의 증상과 검사 결과를 분석하고, 심지어 스스로 병명까지 정한 뒤 의사를 찾아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스1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약 3분의 1이 건강과 관련된 조언을 얻기 위해 AI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1년부터 미국에서 환자들이 검사 결과와 진료기록을 실시간에 가깝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혈액검사나 영상검사 결과를 AI에 입력해 먼저 해석해보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문제는 AI의 답변을 실제 의료진의 판단보다 더 신뢰하는 환자들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플로리다주의 내과의사 제이슨 골드먼은 환자들이 인터넷 검색과 AI의 답변을 근거로 자신의 병명을 이미 확신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감기부터 암까지 온갖 진단을 가지고 온다”며 의사가 실제 검사 결과와 환자 상태를 설명하는 것보다 AI가 내놓은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사례도 있다.

일부 환자들은 AI와의 대화를 근거로 의사와 상의하지 않은 채 콜레스테롤 약 복용을 중단하거나 백신 접종을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I가 환자의 전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예를 들어 같은 무릎 부상이라도 환자의 나이와 활동량, 관절염 여부 등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AI는 입력된 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면서 실제 치료에 필요한 중요한 맥락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의료 분야에서 AI의 장점도 분명하다.

어려운 의학 용어나 검사 결과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는 데는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는 챗봇이 복잡한 병리 보고서를 쉽게 풀어 설명하면서 높은 정확도를 보인 사례도 있다.

그러나 작은 오류 하나가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도 있다.

한 사례에서는 림프샘 검사가 실시되지 않았는데도 AI가 검사 결과를 잘못 해석해 ‘암이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내놓기도 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혈액검사 결과를 챗봇에 입력했다가 AI가 비타민 수치를 잘못 읽으면서 긴급하게 영양제를 복용하라는 권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65세 미국 참전용사의 기억력 검사 결과를 AI가 잘못 해석한 사례도 보고됐다. 담당 의사는 ‘경도 인지장애’라고 판단했지만 챗봇은 상태가 ‘치매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확인 결과 실제 환자의 상태는 악화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문제도 새로운 위험으로 떠오르고 있다.

환자가 병원에 제공하는 의료정보는 미국 의료정보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지만, 일반 AI 서비스에 직접 입력하는 건강정보는 동일한 보호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가 의료진을 대신하는 진단 수단이 아니라 검사 결과나 의학 용어를 이해하는 보조적인 도구로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AI가 빠르게 의료 영역으로 들어오면서 이제 진료실에서는 환자의 증상뿐 아니라 환자가 AI를 통해 얻어온 ‘또 하나의 진단’을 함께 검토해야 하는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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