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혈액질환을 앓던 어린 딸을 위해 아버지가 직접 팠던 무덤이 9년 뒤 해바라기가 가득한 꽃밭으로 변했다. 치료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에 놓였던 아이가 조혈모세포 이식에 성공하면서 건강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뉴스1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쓰촨성 네이장 출신 장리융의 딸 장신레이는 생후 두 달 무렵 중증 지중해빈혈 진단을 받았다.
지중해빈혈은 정상적인 헤모글로빈 생성에 문제가 생기는 유전성 혈액질환이다. 중증 환자의 경우 지속적인 수혈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신레이 역시 어린 시절부터 정기적으로 수혈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유리공장에서 일하던 아버지 장 씨의 월급은 당시 2,500위안 정도였다. 반면 2년 동안 딸의 치료에 들어간 돈은 14만 위안을 넘어섰다.
마을 주민들까지 치료비 마련을 도왔지만 가족의 저축은 결국 바닥났다.
“딸이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면…”
더 이상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2017년 6월, 장 씨는 가족 소유의 땅에 직접 무덤을 팠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후 그의 행동이었다.
장 씨는 당시 두 살이던 딸을 자신이 판 무덤으로 데려가 함께 누워 시간을 보내고 놀아주기도 했다.
자신이 딸을 살려내지 못할 경우 그곳이 아이의 마지막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딸이 무덤이라는 공간을 조금이라도 덜 무서워하고 익숙하게 느끼게 해주려 했던 것이다.
아내는 무덤 옆에 딸을 도와달라는 작은 안내문을 세웠다.
사연 알려지자 중국 전역에서 도움…그리고 찾아온 기회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중국 전역에서 모금이 이어지면서 치료비를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정부의 의료비 지원도 뒤따랐다.
그리고 같은 해 8월 신레이의 여동생이 태어나면서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가족은 동생의 제대혈을 보관했고 이후 이를 이용해 신레이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술은 8시간 넘게 진행됐다.
긴 회복 과정도 거쳐야 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신레이의 혈액 수치는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고 어린 시절부터 매달 받아야 했던 수혈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됐다.
9년 뒤 건강한 초등학생…무덤에는 해바라기가 피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현재 신레이는 그림 그리기와 춤추기를 좋아하는 건강한 초등학생으로 성장했다.
최근 검사에서도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 장 씨는 과거 딸을 위해 팠던 무덤도 다시 흙으로 메웠다.
그리고 그 자리에 해바라기를 심었다.
한때 어린 딸의 죽음을 준비해야 했던 장소에는 이제 해바라기가 가득 피어 있다.
가족들은 이곳을 ‘마법의 정원’이라고 부르고 있다.
절망 속에서 어린 딸의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작은 무덤이 9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한 가족에게 새로운 삶을 상징하는 꽃밭으로 바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