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해운시장이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아시아와 미국을 오가는 컨테이너 운임이 전쟁 발발 이후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미국 소비자 물가에도 새로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은 10일(현지시간)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송 비용이 전쟁 이전보다 약 100%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운임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유가 급등과 선박 연료인 벙커유 가격 상승이다.
여기에 향후 물류 차질을 우려한 수입업체들이 재고 확보에 나서면서 해상 운송 수요가 더욱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화물 운임 분석업체 제네타(Xeneta)의 피터 샌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위기의 심각성을 확인하려면 석유시장보다 컨테이너 운송시장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며 “현재 운임에는 시장이 우려하는 위험 요소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선박 연료 가격 상승이 해운업계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해상 연료 전문업체 쉽 앤 벙커(Ship & Bunker)에 따르면 초저유황연료유(VLSFO)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약 55% 상승해 톤당 845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연료 자체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지만, 공급업체들이 위험 지역을 피하기 위해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문제는 이런 운임 상승이 미국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해상운임 급등이 수개월 후 미국 내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 바 있다.
전자제품, 의류, 생활용품 등 아시아에서 수입되는 다양한 소비재 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더라도 공급망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운 및 에너지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이 빠르게 협상에 성공하더라도 벙커유 공급 체계가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최소 1년 정도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선박 운항 비용 가운데 연료비 비중이 최대 60%에 달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곧바로 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글로벌 해운사들은 이미 추가 비용을 고객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MSC를 비롯해 머스크(Maersk), CMA CGM 등 주요 선사들은 긴급 연료 할증료를 부과하며 비용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해양 및 에너지 컨설팅업체 블루워터 스트래티지의 지젤 위더스호벤 대표는 “호르무즈 해협이 올해 하반기까지 폐쇄되거나 제한적으로 운영될 경우 주요 지역에서 연료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 긴장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해운 운임 상승과 물가 압력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