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앨라배마주 모빌에 있는 오스탈USA 조선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한 투자 기회로 꼽히지만, 미 국방부의 장기 발주가 불투명하고 의회에서도 동맹국 조선소 활용을 두고 의견이 엇갈려 거래 성사와 추가 투자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한화가 오스탈USA 인수를 위해 10억 달러가 넘는 비구속 제안을 냈으며, 현재 실사와 거래 조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구속 제안은 인수 의사를 밝힌 단계로, 최종 인수 계약이 체결된 것은 아니다. 한화는 지난 8월 제안서를 제출한 뒤 실사 기간을 연장하고 상업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대상인 오스탈USA는 호주 조선업체 오스탈의 미국 법인으로, 모빌에서 미 해군 함정과 해안경비대 선박 등을 건조한다. 회사는 모빌 리버 일대에 165에이커 규모의 조선 시설을 운영하며, 최종 조립 구역 4곳과 철강·알루미늄 선박 모듈 생산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모빌 사업장에 3000명 이상의 직원이 근무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화는 오스탈USA를 인수하면 기존 상선 건조 역량과 미 해군 사업 기반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한화는 2024년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인수한 뒤 생산시설과 장비에 추가 투자를 진행해 왔다. 필리조선소는 올해 미 해군 군수지원함 사업에 하청업체로 참여했고, 트럼프 행정부의 미사일 방어 구상인 ‘골든돔’과 관련한 특수 보조선 건조업체로도 지명됐다. 한화는 필리조선소의 해군 보조선 생산을 늘리고 2028년까지 전투함 건조가 가능한 시설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조선소 인수만으로 안정적인 수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WSJ는 필리조선소가 높은 생산비와 공급업체 부족, 제한된 부지 등 현실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짚었다. 미 의회가 국방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국방부의 장기 발주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도 대규모 투자의 걸림돌로 꼽힌다.
의회 안에서도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하는 방안을 두고 견해차가 있다. 하원은 외국에서 건조한 전투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제한하려는 반면, 상원은 비전투함에 한해 동맹국 조선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 법안과 예산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한화가 확보할 수 있는 미 해군 사업의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한화의 제안 외에 경쟁 입찰도 변수다. 지난 9월에는 미국 투자자 주도 컨소시엄이 오스탈USA 인수를 위해 최대 13억5000만 달러를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수 가격과 향후 투자 계획, 미국 내 조선 역량 확대 방안이 거래 판단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WSJ는 미국의 세계 선박 건조 비중이 1% 미만인 반면 중국의 조선 능력은 미국의 230배를 넘는다고 전했다. 데이브 맥코믹 공화당 상원의원은 미국이 한 세대 동안 조선 역량을 잃었다며 “세계는 우리가 정상 궤도에 오를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의 알렉스 웡 최고전략책임자는 미 국방부 사업을 더 많이 수주하는 것이 목표라며 “상업용 조선소와 해군 조선소가 나란히 있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밝혔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모빌 조선소의 소유와 투자 계획에도 변화가 예상되지만, 최종 거래 여부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