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를 놓고 명확한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기존의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 등의 군사적 기여 요구와 이에 강하게 반발하는 이란 사이에서 국익과 한반도 대비태세를 고려해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움직임과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움직임 가운데 한국이 어느 쪽에 참여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당국자는 “미국 측이 주도하는 움직임도 있고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움직임도 있다”며 “어느 한쪽이라기보다는 미국이나 관련 당사국들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요청에 따라 한국군이 별도로 참여하는 방식의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정부는 미국과 영국·프랑스 측의 요청을 비롯해 한반도 대비태세와 국내법상 절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어떤 방식이 실질적인 기여가 될 수 있는지, 또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신중한 태도에는 이란의 공개적인 반발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외무부는 전날 한국어로 “위험한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경고성 입장을 내놓으며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가능성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다만 이란이 주이란 한국대사를 초치하는 등 추가적인 외교 조치를 취한 정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관련 질문에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가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이란의 경고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런 조치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이란 외교장관 간 별도의 소통 역시 현재까지 파악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란의 경고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평가를 내놓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금은 여러 방안을 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당분간 미국 등 우방국과 협의를 이어가면서도 실제 파병 여부와 참여 방식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하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