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대대적인 ‘경제 전쟁’을 예고한 가운데, 강경한 표현과 달리 미국이 당장 대규모 군사작전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경제적 디데이(D-Day)’ 선언을 두고 미국이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도 전면적인 군사 충돌로 돌아가는 것은 피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대이란 경제 조치를 예고하면서 “최대 수준의 경제 압박을 가한다는 것은 대규모 군사작전 재개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트럼프 행정부 역시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다. 지금까지 미군 전사자가 18명 발생한 데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무기 재고 감소와 휘발유 가격 상승 등이 미국 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사적 확전 대신 이란의 자금줄을 차단하는 경제 제재를 통해 협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이 실제로 이란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결국 중국을 겨냥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난제로 꼽힌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최대 구매국으로 이란 원유 수출의 사실상 핵심 시장이다. 중국이 구매를 계속하는 한 미국이 아무리 제재를 강화해도 이란의 원유 수입원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을 대이란 경제 압박의 ‘필수적인 조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국 미국이 중국 정유업체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얼마나 강력한 2차 제재를 시행하느냐가 이번 경제전쟁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대이란 제재를 위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경우 또 다른 미중 경제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의 일부 독립계 ‘티폿 정유사’들은 미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기존 미국의 2차 제재만으로 거래를 차단하기 쉽지 않다. 중국 금융기관까지 제재 범위를 확대할 경우 중국의 보복과 희토류 등 핵심 광물 공급망 문제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4일 워싱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NYT는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압박을 위해 중국과 새로운 경제전쟁을 감수할 가능성에는 의문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경제적 생명선을 제공하는 제3국에도 강력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중국을 상대로 어느 수준까지 행동에 옮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군사적 확전을 피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오히려 이란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중동 특사를 지낸 데니스 로스는 이란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오히려 미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이란 전략은 ‘군사전 대신 경제전’으로 압박의 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란 경제의 최대 버팀목인 중국을 건드리지 않고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가 향후 대이란 정책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